암에 걸리고 단박에 바꾼 식단
나는 어릴 때부터 먹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늘 편식이 심하고 소화불량이었고 허약체질이라 자주 아팠다. 365일 감기를 달고 살고 부모님은 그런 나를 먹이느라 애를 쓰셨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지난 날들의 모든 것이 모여 내가 병을 얻은 게 틀림없다. 암이라는 게 어느 날 갑자기 발생되기란 참 어려울 것이다. 오랜 시간 쌓이고 쌓여 암이 되었겠지. 암환자가 되면 모두들 암에 좋은 음식을 찾게 된다. 그런데 암에 좋은 음식이라기 보다는 누구나 건강을 위해 먹으면 좋을 음식들이다. 그런데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나의 체질과 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이런 것.
콩으로 만든 음식은 분명 몸에 좋은 음식이다. 그런데 나는 콩이 몸에 안받았다. 두부, 콩밥, 콩물, 두유 등등 이런 음식만 먹으면 이상하게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도 안되고 하루종일 속이 불편해서 먹기 싫었다. 분명 좋은 음식인데 내 몸은 거부하는 느낌. 사람이 다 체질이 다른데 아무리 좋다고 해도 몸에서 위에서 소화가 잘되지 않으면 장에서 흡수가 안되니 좋은 것을 넣어봤자 몸에 흡수되지 못한 채 그대로 빠져나온다. 그래서 나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나와 궁합이 맞지 않으면 먹지 않았다. 현미가 몸에 좋다는데 현미밥도 먹으면 소화가 안되서 걱걱 거리게 되고 변비에 자꾸 시달렸다. 그래서 현미밥대신 흰쌀에 흑미나 카뮤트, 렌틸콩(오래 불려서 같이 밥을 지으면 먹기 괜찮아서) 다른 것을 섞어 밥을 지어 먹었다. 같은 콩이지만 병아리콩같은 건 흰밥지을 때 섞어 먹어도 현미처럼 소화가 안되지는 않아서 지금은 정착했다.
암환자가 되고 나서 갑자기 식단을 바꾸니 몸도 적응을 하느라 꽤 힘들었다. 내가 가장 집중했던 것은 소화가 잘되는 것이었다. 소화가 중요한 이유는 아까도 말했듯이 영양분이 흡수되게 하려면 소화가 잘 되서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위가 안좋아서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더욱 먹는 것을 싫어했던 것 같다. 먹어도 조금만 먹게 되고, 그러니 영양이 늘 부족하고 몸은 허약해지고 악순환의 반복. 그래서 소화가 잘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게 뭐가 있을까 찾다보니 효소였다. 소화 효소를 먹게 되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일단 고기나 밀가루 같은 건 아예 소화가 안되서 잘 먹지 않았는데 효소를 먹으니 소화가 되면서 조금씩 먹게 되었다. 사실 밀가루 음식은 먹지 않는게 위를 위해서 좋지만 또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것 또한 도파민이나 세르토닌 같은 호르몬을 나오게 하는 잇점이 있어서 정신건강에는 중요한 것이니 한 달에 한 두번은 좋아하는 것도 먹어줘야 한다. 그래서 건강한 음식과 내가 좋아하지만 약간 건강하지 못한 음식의 비율을 8:2 또는 7:3 비율로 유지하려 맘을 먹었다. 좋은 것만 먹는다고 하면서 스트레스 주는 것보다는 좋은 것을 더 먹고, 나쁜 것은 덜 먹는 식으로 방향을 정한 것이다.
나와 맞는 음식 찾기
음식과 내가 궁합이 맞는 지 보려면 계속 시도를 해야 한다. 한 번 먹어보면 아 이건 나랑 잘 맞는다, 맞지 않는다 알게 되고 잘 맞는 음식위주로 식단을 구성해가는 것이다. 암환자는 사실 영양이 더욱 많이 필요하다. 사람이 기초체력과 근력이 있어야 힘이 생기는데 운동만큼 중요한 게 음식이다.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하면서 부실하게 먹게 되면 오히려 몸이 나빠진다. 그러니 내게 부족하지 않게 먹는 습관을 만들면 좋다. 나는 우유를 못마시는 사람이었는데 소화 잘되는 우유를 먹기 시작했다. 일단 뭐든지 소화가 잘 되면 그만큼 내 몸에 흡수될 확률이 높아지니까 고기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단백질 보충이 꽤나 필요했기 때문에 우유를 매일 200ml라도 마시려고 노력했는데 자기전에 따뜻하게 해서 마시니 잠도 잘 와서 현재는 그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 고기같은 경우에는 생선(고등어, 삼치, 이면수, 갈치) 이런 것들을 먹었고, 삼겹살을 참 좋아했는데 몸에 안좋다고 해서 아예 끊고 대신 소불고기나, 샤브샤브에 소고기를 넣어 먹는 것으로 대치했다. 그리고 계란은 아침에 주로 먹었다.원래 야채를 좋아했는데 생야채는 소화가 안되서 야채를 스팀해서 먹었다. 매일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를 쪄서 토마토와 함께 기버터에 살짝 볶아내서 계란과 함께 아침에 먹었고, 빵을 좋아하는데 몸에는 안좋으니 글루텐프리 빵이나 쌀빵으로 바꿔서 먹었다. 그리고 사과는 소화가 안되서 잘 먹지 않았는데 아침에 사과 반쪽이나 한쪽을 씹어서 먹었다. 굉장히 오래 씹어야 소화가 됐기 떄문에 밥먹는 시간이 두배나 걸렸다. 그러나 그게 몸에는 좋았다.
블루베리는 매일 먹었다. 요거트와 갈아서 마시면 간식대용. 그리고 바나나는 자주 먹었고 그 외에 특별하게 좋아하는 과일 메론이나 키위는 식사와 식사사이에 먹었다. 나는 과일을 좋아했는데 누가 과일도 당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하던데 피검사상으로 늘 당지수는 늘 정상이어서 무리가 되지 않는 한에서 먹었고 되도록이면 제철 과일을 먹었다. 즙을 내서 먹거나 갈아마시지 않았다. 그렇게 먹으면 오히려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좋지 않아서였다. 야채도 갈아먹지 않았다. 찌던지 아니면 구워서 먹어야 소화가 잘됐다. 어떤 암환자 분은 매일 녹즙을 2리터씩 먹는다고 하던데 유튜브에 보면 암에 뭐가 좋다 안좋다 참 많은 얘기가 있지만 나는 나한테 맞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라는 기준을 가지고 일단 시도해보면서 가려내는 작업을 계속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이제는 어느정도 식단이 완성되어 가는 듯 하다.
닭고기는 단백질 보충에는 더없이 싸고 좋은 가성비 음식이지만 나는 닭가슴살은 팩팩해서 먹기 싫었고, 대안으로 오븐에 구운 치킨, 닭볶음탕, 닭죽을 먹었다. 알다시피 기름에 튀긴 음식은 입에는 너무 맛있지만 몸에는 무조건 안좋다고 보면 된다. 사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것을 가리다 보면 평생 맛있게 먹은 음식들이 거의 다 제외당한다. 오뎅, 도넛, 치킨, 감자칩...과자.. 안타깝지만 이제 멀리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 먹지 말아야 할 것은 가공육제품들. 소시지, 햄, 스팸, 핫도그, 말린 고기, 절인 고기, 통조림, 훈제된 것들은 발암물질이 많다.
음식을 먹을 때 중요한 기분
나는 체중에 신경을 쓴다. 살이 빠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암환자는 너무 살이 쪄도 안되지만 너무 말라도 문제가 된다. 운동을 하기 때문에 더욱 잘 먹어야 하고 살이 빠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음식이라는 것은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일인데 그 일을 게으르게 하면 문제가 생긴다. 내가 암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몸에게 그 암을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줘야 하는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 보통 간편하게 영양제를 먹는 분들이 많다. 그렇지만 영양제를 먹기보다 음식으로 채워주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게 몸에는 더 이롭다. 영양제가 몸에 안좋은 부형제나 화학첨가제를 쓰는 경우가 많고, 종합비타민 같은 경우에는 쓸데없이 고함량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비타민C만 들어있는 제품들은 나을 수도 있겠지만 비타민C가 부족해서 병이 생길 정도면 비타민C를 사먹기보다 식단부터 살펴보는 게 먼저일 것이다. 비타민D 결핍이라면 햇빛이 있을 때 걷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데 잠깐이라도 낮에 걷는 습관을 가지면 약을 먹는 것보다 몸 전체가 이득이다. 걷을면 얻는 이익은 운동편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햇빛을 보고 하늘을 보고 잠깐이라도 걷는 것이 암환자인 당신에게는 정말 필요한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 또한 중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기분이다. 먹으면서 즐거움이 있으면 효과는 배가 된다. 내 동생은 미국의 병원에서 일을 한다. 가끔 어떤 제품이 나올 때 프로모션으로 무료로 받을 기회가 있는데 실시간 당 체크기가 들어왔고 자신이 어떤 음식을 먹을 때 당이 올라가는지 체크하려고 혈당체크기 몸에 부착하고 일주일동안 매일 음식들을 먹으며 기록을 했다. 그러면서 정말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당이 정말 높은 음식을 먹었을 때 정말 재밌는 사람들과 떠들면서 유쾌하게 먹었을 때에는 당이 전혀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기분좋게 먹으면 혈당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놀랄 일이다.
음식을 누구와 어떤 기분으로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이 달리 반응한다는 것은 그 만큼 우리 몸이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혈당을 높이는 음식을 먹으면 무조건 당이 올라야 정상인데 기분에 따라 몸은 절대적으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몸이 마음과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데 우리는 마음은 신경쓰지 않고 몸만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된다. 몸이 아프면 쪼로록 병원에 가면서 마음이 아프면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고 괴로워한다. 이게 문제가 되고 병이 된다. 병에 걸리면 몸부터 고치려고 하지만 사실은 마음부터 고쳐야 하는 게 맞는 말이다.
음식을 먹을 때 조차 우리의 마음상태, 즉 기분은 작용한다. 그러니 먹을 때 기분좋게 먹어야 하고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사람과 먹어야 한다. 싫은 사람과 억지로 함께 먹거나 기분이 안좋을 때 먹는 음식은 무익하다. 위는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는다. 중추신경계 중 부교감신경계인 미주신경은 위장 운동을 활발히 하고 전해질 분비를 자극하고 교감신경은 부교감신경 물질인 아세틸콜린 작용을 억제해서 위의 연동운동을 억제하고 위액 분비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장운동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그러니 건강해지려면 좋은 음식을 먹고 위가 제 역할을 잘해서 잘 소화시켜 장으로 내려보내 장에서 영양이 흡수되도록 해야 하는데 좋은 음식을 먹고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장은 자기 일을 할 수가 없게 된다는 뜻이다. 먹을 때 특히 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건강으로 가는 첫단계이다. 기분좋게 먹고 즐겁게 먹자. 그러면 일단 건강의 첫 단계는 성공이다.
오늘 당신의 식탁이 건강으로 채워지길 바란다. 기분좋은 식탁이 되길 바란다. 당신이 기분이, 당신의 마음이 좋기를 바란다. 그렇게 당신이 건강해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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